무당사회 신당 버블현상

무당사회 신당 버블현상

비룡 0 2241

무당사회 신당 버블현상

◐“무당사회 신당 버블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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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병에 시달리던 사람이 그를 신병이 들게 한 신명과 대결을 벌이다가

형제, 자식 들 까지 힘들게, 병신을 만들고, 재산을 다 털어먹고 알거지가 되고 나서야,

신명 싸움에 완전히 굴복하고, 여기저기 아는 사람들에게 손을 벌려 돈을 얻어다가 내림굿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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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당이 된 사람들은 대부분 너나없이 내림굿을 하게 되는 사람들의 인생역정이 이러하다.

간혹 내림굿 한번 하지 않고, 남의 돈을 삼키려 버젓이 신당을 차려 무당 흉내를 내는 이도 많이 있다?

처녀 총각이 내림굿을 하기도 하는데 이들도 선배 무당들이 당했던 경우와 비슷한 경우를 당하게 되고,

거의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생활하다가 내림굿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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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진짜 올바른 무당을 신 부모로 모셔야 하는데,

세상은 그렇지 못하여, 처음 만난 신부모가 이 신가물-신감물-신검물(神儉物)을 호구로 보기가 일수이다.

올바른 신을 내려주고, 말문을 터주고, 제대로 된 신당을 차려주고, 끊임없이 신앙상담을 하여,

성무 수업으로 올바른 무당의 길을 가게 해 주어야 하는데, 돈에만 관심을 두고 착취의 대상으로 삼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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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내림굿을 한, 새 무당이 미국 개척시대 서부의 방랑자처럼 여기저기 떠돌며 가리 굿을 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러나 개중에는 올바른 무당도 있어서, 자기가 신을 내려준 새 무당이 홀로서기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런 무당은 생각이 바를 뿐만 아니라 실력도 출중하고 염검 함도 빼어난다.

이러한 무당을 만나면, 새 무당에게 복이 될 뿐만 아니라, 이 사회에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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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이러한 무당이 있다고 해도 무당을 찾아오는 손님의 자질이 천차만별이라 사람들을 웃기는 일이 자주 벌어진다.

서울의 강남에 자리 잡은 무당은 신당이 화려하고 어마어마해야만 그 무당이 잘 불리고 영험한 무당으로 대접받는다.

그러한 무당이라야 손님은 그 무당이 하자는 대로 한다.

그래서 수천만 원짜리 굿판이 벌어지기도 하여, 굿값을 천정부지로 올려놓는다.

다른 사람들이 돈 때문에 굿을 하지 못하게 되어야 만족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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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은 굿을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다. 걸립이나 추렴을 하여 굿을 하였고,

굿을 하고 나서 무당이 받아 가게 되는 것은 입에 풀칠을 할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들이 할머니가 되었을 때는 마을이나 소도시에서 정신적인 구심체가 되어 있었다.

손님으로 가는 할머니들은 수십 년 단골이었고 그들은 어느 무당이 점을 잘 치고 굿을 잘 하고 영검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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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눈높이에 합격하는 무당이 나오면 그 무당은 불리는 무당이 되는 것이었다.

지금으로 말하면 무당 마니아들이 수천 년 동안 맥을 이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무당 마니아층이 붕괴하여, 돈을 많이 받고, 신당을 화려하고 어마어마하게 차려 놓고, 능력자인 양 감언이설에

세치 혀로 상대를 교묘하게 심리전으로 녹다운 시키는 똑똑한 무당만 ??최고만신으로 대접을 받는 이상한 세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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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에 대하여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신당이 화려하면 영검할 것이다."라는 미신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무식한 세상, 무식이 지식으로 통하는 웃기는 세상이 된 것이다.

졸부를 양산한 이 나라에서 돈을 제대로 쓸 줄 모르는 졸부들이 우리 사회를 타락시키는 한 예를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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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교가 발전하고 무당이 존경받는 무당이 되려면, 신단이 빈약하다고 돌아가는 손님에게 무당이 휘둘려서는 아니 된다.

외화내빈이라는, 사탕 물에 빠지면 자신이 사탕 물에 익사당하는 벌레와 다를 것이 없는 신세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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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해인가 잘 나간다는 무당이 있는 어느 신당에 가 본 적이 있었다. 돈을 많이 들여 온갖 잡동사니를 다 갖다놓은 신당이었다.

?누군가 가보자고 하여 그를 따라갔는데, 만나보니 대단히 교만한 여자였다. 아니 안하무인 격이었다 하는 표현이 적절하다

초면인 나에게 예의 없이 아무 말이나 막 하고 있어서, “과연 무당의 위력이 대단하구나”하는 야릇한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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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이 무당이 얼마나 출중한 무당이기에 그렇게 오망 방자 한 가 싶어서

그가 거금을 들여 진적을 한다기에 가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무당이 진 적에 찾아온 신도들에게 하는 모양새를 보고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굿을 제대로 잘 하지 못하면서 강제로 신도들의 지갑을 열게 하여 돈을 강탈해 가는 강도나 다름없는 짓을 하고 있었다.

기분이 언짢아서 보다 말고 중간에 나와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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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무당이 돈을 많이 들여 신단을 화려하게 꾸며 놓고 손님들을 현혹하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현실이다.

강남에서 일고 있는 버블현상 가운데 무당을 타락시키는 외화내빈의 신당 버블현상도 있다고 해야 할 것이다.

몰상식하고 무식한 신도들이 능력이 있는 무당의 기준을 큰 건물,

화려하게 차린 신단에 두고 무당을 선택하는 사회현상이 무당들을 타락시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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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에 재상을 지낸 백운(白雲)

이규보(李奎報)(1168, 의종 22 ∼1241, 고종 28) 선생이 쓴 시들 중에 <노무편老巫篇>이라는 시가 있다. 

허경진 씨가 번역을 했는데, 고려 말의 고려사회상을 당시에 잘 나가던 무당을 통하여 추론해 볼 수 있으므로,

여기에 전편을 인용하기로 한다.

예나 지금이나 양심이 부도난 무당이 하는 짓이 너무나 똑같기 때문에 여기에 옮기기로 한 것이다.


늙은 무당


옛날 무당 계함은 신기로워서 산초랑 쌀이랑 다투어 바치며 의심을 풀었다지만, 하늘에 오른 뒤로 그 일을 이은 자 누구이던가?

천백 년 지난 오늘에 와서 아득히 만 해라

힐· 팽· 진· 레· 저· 사· 라 일곱 무당(<산해경>에 나오는 전설적인 무당들)은 영산(靈山)(7무당이 살던 곳)에 가는 길이 멀어 추적하기도 어렵고

원수· 상수 사이에선 귀신을 믿어 현란하고 음란한 짓 더욱 우스웠지

?이 풍속이 우리나라엔 아직도 없어지지 않아 여인은 무당이 되고 남자는 박수가 되네

자기들 말론 신이 내린 몸이라 하지만 내 듣고는 우습고도 서글플 뿐이라네 굴속에 사는 천년 묵은 쥐가 아니라면 아홉 꼬리 달린 숲 속의 여우일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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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사람 미혹하는 동 쪽 집 무당은 주름진 얼굴에 희끗희끗한 머리에 나이 쉰 살인데 

?대문에 가득 남녀들 구름같이 모여들어 어깨 부딪치며 목을 맞대고 드나든다네

?목구멍 속의 새소리처럼 가느단 말소리로 늦게도 바르게도 두서없이 지껄이다가 천 마디 만 마디에 요행 하나라도 맞으면 어리석은 남녀들 더욱 공경스레 받드네

?단술 신술(무당이 신단에 올리는 제주)에 언제나 배가 불러 몸을 날려 펄쩍 뛰면 머리가 들보에 닫네(굿을 할 때 도무跳舞를 춘다는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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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얽어 5자 남짓 감실을 만들어 입버릇 삼아 스스로 제석천이라 말하지만 제석 천황은 본래 육천 위에 있거늘 어찌 네 집에 들어가 구석진 곳에 처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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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긋불긋 귀신 형상을 온 벽에다 그리고 북두칠성과 아홉 큰 별로 꾸몄다지만 성관은 본래 먼 하늘에 있거늘 어찌 너를 따라 네 벽에 붙어 있겠는가

생사화복을 함부로 움직여 우리를 시험해 천기를 거스르니, 사방 남녀의 먹을거리 모두 거둬들이고 온 천하의 부부 옷 몽땅 빼앗아 드리네.

물처럼 시퍼런 날카로운 칼 내게 있지만 몇 번이나 달려가다 그만둔 것은 지켜야 할 법이 있기 때문이었지 어찌 그 귀신이 나를 해칠까 봐 못 했겠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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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쪽 집 무당이야 이제 다 늙었으니 아침 아니면 저녁에 죽겠지 어찌 오래가랴만

?내가 생각하는 게 어찌 이 뿐이랴 모두들 쫓아내어 민간을 씻어 내려는 뜻이라네 그대는 보지 못했던가,

?옛날 업현?縣(전국시대戰國時代의 지명) 사또(당시의 사또는 서문표西門豹)가

큰 무당을 강물에 빠뜨려 하백河伯(황하黃河를 관장하는 신)이 장가들지 못하게 한 것을 또 보지 못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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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함상서咸尙書(상서성尙書省 소속의 함씨咸氏 성을 가진 관리)가 앉아서 무당 귀신을 쓸어내 잠시도 발붙이지

이분이 가신 뒤로 바짝 일어나 추잡한 귀신 늙은 여우가 다퉈 모였네.

감히 치하컨대 조정에 굳은 계획이 있어 무당 무리를 쫓아내잔 말이 절실 코도 정직하네. 이름 밝히지 않고 글을 올려 제각기 아뢰길 이 어찌 우릴 위해서이랴,

나라의 이익이라 하니 총명하신 천자께서 그 아룀을 받아 들이사 하루도 채 못돼 어 그 자취를 쓸어버리듯했네.

너희들이 만약 신을 부린다면 황홀한 변화가 응당 끝없어야겠거든, 소리가 있을 대 왜 남의 귀를 막지 못하고 형체가 있을 때 왜 남의 눈을 꿰매지 못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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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칠에 연지를 바르고 환술이라 하지만 너희 몸뚱이 하나 숨기는 게 그리 어렵더구나

?무리들을 이끌고 이제 멀리 옮겨간다니 소신으로선 나라를 위해 참으로 기뻐라

날마다 놀던 도성이 곧 맑고 고요케 되어 북장구 시끄러운 소리도 내 귀에 들리지 않겠지

?신하된 자로서 혹시라도 이런 자가 있다면 베이거나 쫓겨나는 게 당연한 이치리라

나야 이제 다행히도 이름 없는 몸인데다 왕경에 접해 있어 놀랄 일 없겠지만 모든 선비들이여 이 사실을 적어 두고는 음란 괴이한 짓일랑 부디 가까이하지 마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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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시대는 불교가 융성했던 시대였고, 무교가 음사로 몰려 탄압을 받았던 때였다.

당시의 상황을 이규보 선생이 한 편의 시로 써서 남겨준 것이다.

나라의 시책이 그러했다고 하더라도, 탄압의 빌미를 제공한 사람들이 당시의 무당이었음을 위에 든 시에서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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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보 선생은 선비들에게 무당에게 휩쓸려 음란한 괴이한 짓을 하지 말라고 당부를 하고 있는데,

내가 보기에 선비들이 할 일은 무당이 하는 일을 금기시할 것이 아니라, 그 안으로 파고 들어가서 그 본색을 밝혀내고,

무교를 가지고 사기 치고 협잡하는 일이 있으면 이를 경계하도록 해 주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선비가 과거나 보아서 입신양명만을 하는 사람들만은 아니지 않은가?

지금 우리에게 무교 버블현상이 일고 있으므로 이러한 사회적 병폐에 빠지는 일이 없도록 너나없이 경계해야 할 것이다.

    

나무 얽어 5자 남짓 감실을 만들어 입버릇 삼아 스스로 제석천이라 말하지만

제석 천황은 본래 육천 위에 있거늘 어찌 네 집에 들어가 구석진 곳에 처하겠는가

울긋불긋 귀신 형상을 온 벽에다 그리고 북두칠성과 아홉 큰 별로 꾸몄다지만

성관은 본래 먼 하늘에 있거늘 어찌 너를 따라 네 벽에 붙어 있겠는가

생사화복을 함부로 움직여 우리를 시험해 천기를 거스르니,

사방 남녀의 먹을거리 모두 거둬들이고 온 천하의 부부 옷 몽땅 빼앗아 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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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당을 화려하게 차리고 싶은 무당이든, 신당을 화려하게 차린 무당을 찾아가고 싶은 신도든,

이도 저도 아닌 뜨내기손님이든, 이규보 선생이 쓰신 위 글을 음미해 보시기 바란다.

우리의 현실을 너무 정확하게 지적해 주고 있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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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중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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