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과 중남 축원

장남과 중남 축원

비룡 0 2212

장남과 중남 축원

장남과 중남 축원  

제석굿에서,

00가중 네의 할아버지 할머니(노인 대주와 계주) 아버지 어머니(대주와 계주)의 소원을 축원한 이후에.

?자식에 대한 소원을 축원한다.

자식은 장남자손과 중남자손으로 구분한다.

<역경>에서 장남은 진(震)이고, 중남(中男)은 감(坎)인데, 가족을 <역경>의 육친(六親)에 배속한 것이다.

이 부분은 우리 조상이 오래전부터 역의 세계 속에서 생활해 왔음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역경>이 시작된 역사를 따진다면, 단군조선 초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장남 자손이 00살 부모님의 걱정 없어
부모님에 효자 나라에 충신
글 생기 말 생기 한자 배워 열자 알고
열자 배워 백자 무불통달하게 글 문장 말 문장 잘 자라
높이 되게 도와주시어 밤이면 불이 밝고 낮이면 물이 맑아
옥등잔에 불 킨 듯이 놋쟁반에 물 떠놓은 듯이

먼저 장남자손이 잘 되기를 비는데, 첫째가 부모가 걱정하는 일이 없는 자손이 되기를 빈다.

이때의 부모는 상방(上房)에 계신 노인대주와 계주, 중방(中房)에 있는 본인 대주와 계주이다.

이들의 발원이 하나님의 축원으로 나타난다.

장남이 할 일은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일이다.

제석굿에서는 입신출세할 수 있는 신분을 가진 사람을 장남으로 한정한다.

후조선시대엔 양반계층의 사람들이 사회의 지배계층이었다. 고려시대엔 호족들이 지배계층이었다.

이렇게 그 시대를 대표할 수 있는 계층의 사람들이 굿을 해 왔으므로, 굿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단군조선시대에 닿는데, 이로 미루어, 단군조선시대에도 그 시대를 대표하는 계층의 사람들이 굿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 영정물림>에서는 굿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을 ‘거므나 따에 희나백성’으로 못을 박는다.

내림굿에서도 굿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므나 따에 희나백성’으로 한정한다.

희나백성은 희씨나라의 백성이라는 뜻인데, 희씨는 치우천왕과 같은 시대 사람인 유망의 아들이다.

우리민족이 흰옷을 입고, 흰색을 신성시 했던 것도 희나(희다는 뜻)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이렇게 본다면, 후조선의 지배계층이었던 양반의 근원이 ‘거므나 따에 희나백성’에 있다고 볼 수 있다.

4천년의 역사가 이어져 오면서, 이들이 고려시대에는 호족으로, 후조선시대에는 양반으로 변형되어 왔지만,

이들이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일엔 변함이 없었을 것으로 본다.

단군조선의 지배계층이었던 희나백성으로부터

“부모에 효도하고 나라에 충성하는” 유습이 후조선시대 양반에게까지 이어져 왔다고 보는 것이다.

그들은 인종적으로 우수한 인종이고 탁월한 능력을 타고난 종족이다.

그래서 제석굿 무가사설에서 지적했듯이,

“10자 배워 100자 무불통달하게 글 문장 말 문장 잘 자라”는 차별화된 사람으로 자라난다.

오늘날엔 자연의 순리에 따르지 않고

인위적으로 특정한 인간들을 사육하여 혈연 학연 지연으로 연결함으로써 기득권을 갖는 새로운 부류가 생겨났다.

양반계층이 몰락한 이후에 생겨난 현상이다.

자유경쟁을 배제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이 사회 국가 역사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크다고 하겠다.

부패한 조선이 일제에게 멸망했을 때와 비슷한 사회현상이 조성된 것이다.

“거므나 따에 희나백성”이 되려면 하나님의 축원을 필요로 한다.

그 축원이 “높이 되게 도와주시는데, 밤이면 불이 밝고, 낮이면 물이 맑아,

옥등잔에 불 킨 듯이 놋쟁반에 물 떠놓은 듯이 투명하게 해 달라는”축원이다.

중남자손 00살이요 딸 자손 사남매
건강히 잘 자라 지격 있고 인격 나서 서로 우애 있고
만인의 꽃이 되고

중남자는 차남이다. 차남 이후의 형제들과 딸들은 중남자의 범주에 함께 넣어 차남과 같게 본다.

그들에게 장남에게 거는 기대는 걸지 않는다.

그저 건강히 잘 자라서, 지격이 있고, 형제간에 서로 우애 있고, 만인의 꽃이 되기를 바란다.

꽃이 되기를 바랄 뿐이지 열매가 되기를 바라지 않는다.

출세하여 나라에 충성할 사람은 장남 한 사람만으로 족하게 생각하고, 다른 형제가 출세하는 것을 분에 넘친다고 보는 것이다.

다른 자손들에겐 장남과 다르게 축원한다.

아들들은 어진 군자 딸은 요조숙녀
남의 가문의 언덕바리 복덕바리 싣고 가서

아들들은 어진 군자가 되기를 바라니, 요새 말로 하면, 능력있는 지성인이 되기를 바라는 것이요,

딸은 요조숙녀가 되기를 바라니, 요새 말로 하면, 캐리어 우먼이 되기를 바란다고 볼 수 있다.

중남은 집안을 부유하게 하여,

남의 가문에 가더라도, 복을 언덕에 쌓은 바리처럼, 복바리처럼 바리바리 싣고 가서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말하자면 장남은 청렴한 공무원이 되어야 하고, 동생들은 깨끗한 부자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제석굿에서 장남과 타른 형제의 역할을 이렇게 구분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므로 장남이 재벌가가 되기를 축원한다면 제석굿에서 기대하는 바가 아니므로 삼가야 할 것이다.

어주부인(於主婦人) 되어 귀염 사랑 받게 도와주시어
산에 산 더덕 물에 가면 용궁 삼아
길에 길재수 동서사방 다니어도
평지낙마 노중홍액 걱정없이 도와주며
한마음 한뜻으로 가난 때 벗기어 부귀천 돋우어 주시오

시집을 가더라도 그 집의 안주인이 되어야 하고, 귀염 받고 사랑을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산에 가면 산더덕처럼 귀하게 되고, 물에 가면 용궁처럼 귀하게 되고, 길을 가더라도 길재수가 있는 사람이 되고,

동서사방을 다니어도 멀쩡한 몸이 길에서 횡액을 당하여 다치는 일이 없는 재수 좋은 사람이 되기를 축원한다.

대주와 기주가 세인님이신 한인님을 통하여 하나님에게 열심히 축원하는 것이

가난의 때를 벗고 부귀천(富貴天下)에 발돋움하는 것이다.

열러 가요 열러 가요
제석님 전 명쇠 열어다가 수명장수 발원 
이 부분은 제석님이 세인님의 몸으로 오셔서 흠향하신 후에,

대주와 계주의 가중에 축원을 해주고 나서, 무당이 마무리 축원을 하는 부분이다.

무당은 "열러 가요 열러 가요"하고,

천왕문으로 불리는 하늘 문을 열러 간다.

그리고 명쇠(갱정)를 쳐서 하늘 문을 열어,

대주와 계주 댁의 가중이 수명장수하고 부귀하기를 발원한다. 

 

출처-노중평

 

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