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무속나라 밴드 (2025-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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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청 0 436
꽃비



온통 사랑이 지배하던 곳

사랑하는 자들 체온 탐색 끝났다

제 몸안의 것을 풀어

집짓는 거미 처럼

지는 꽃잎은 이방인을 위한

조촐한 제물



슬픈 노정

어두운 밤을 깨물고

결핍의 순간 고요히 다문

입술 터트려

작은 배꼽 위로 드러낸 생명줄

몽고반점이 초록그늘을 약속한다.



애당초 사랑의 제원은 동상이몽

윗목 밀려난 찰과상 난

봄비 젖은 영혼들

자발적 귀향

바람에 뒹구는 수화의 몸짓

바닥에 흩어진 꽃잎

금강경보다 더 심오하다.



추억의 거울은 이미 중세의 영혼

위계적 사다리의 자연법칙이다

고고하고 압도적인 오만함도

비행 청소년처럼 거리를 방황한다



그 곳에 얼마전 읽었던 니체가 있다

그리고 데카르트가 있다



철 없어 보이는 납작 엎드린

들꽃은 아직 무방비

그 안에 잠시라도 머물고 싶은

평화가 있다



산방에서. 正山.



시상은 화려함 속에 있지 않고

도리어 쓸쓸한 시골길에 있다

나직히 읊으니 수풀과 계곡이

형언할 수 없는 경치로 보인다



흥취는 화사함 속에 있지 않고

고요한 물가에 있으니 그 기슭

홀로 거닐면 시름이 절로 없다

마음 한줄기 밝은 빛 물결 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데카르트가 말한 진리의 언어

그러나 생각을 자기의 존재로

착각하는 오류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

뒤집어 보니 갈등이 더 커질뿐

깨달음이란 멈출 줄 모르는

생각의 끝인지도 모르겠다



생각하는 나는 자체로 현존할 뿐

나는 존재한다의 조건에는

필연적으로 사유가 전제되어야

하니 생각의 끝을 찾을 수도 없다



그래도 나의 선택은

나는 존재한다 고로 생각한다 로

지금 이 순간의 현존을 택하겠다



正山..



비바람에 소나무 가지가 부러져

산방으로 들어오는 전기줄을 감았다.

한전에 신고 완료.

한전에서 소나무는 직접 제거할 수

없고 용역을 줘야 한다고.



# #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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