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무속나라 밴드 (2025-03-09)
성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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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09 21:37
#무속공부
지옥 [地獄]과 시왕[十王]에 대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지옥이란 전생의 행위와 그 과보의 인과관계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지옥 관념은 윤회(輪廻)나 업(業)을 강조하는 불교 및 인도사상과 깊은 연관 을 맺고 있다.
‘지옥’은 범어(梵語) 나라카(naraka)의 중국어 번역어 가운데 하나 이다.
범어 ‘나라카’는 나락가(捺落迦, 那落迦)로 소리대로 번역되기도 하고, 또는 불락(不樂), 가염(可厭), 고구(苦具) 등, 뜻에 따라 번역되기도 한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절망에 빠질 때 흔히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표현하는데 이 때 ‘나락’은 범어 나라카를 소리대로 옮긴 말로 의미상 ‘지옥’과 같다.
지옥의 주재자로 알려진 ‘염라대왕’도 그 연원을 파고들어 가면 불교 및 인도사상과 만나게 된다. 원래 ‘염라대왕’은 범어 야마(yama)에서 유래한 말이다.
힌두교의 성전 베다(Veda)의 신 관념에서 야마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 가운데 제일 먼저 죽은 자로 그 덕택에 천국을 맨 처음 발견해서 그곳의 왕이 된다.
중앙아시아를 경유해서 불교가 중국에 전래될 때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서아시아 지역에서 흘러들어 온 지옥의 관념이 성했다. 이 때문에 베다의 야마 관념에 지옥 의 관념이 겹쳐지면서 야마는 지옥의 왕이 되고, 중국에 들어 와서는 도교의 영향으로 죽은 자들의 심판관 노릇을 겸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야마는 ‘염마왕(閻魔王)’·‘염마대왕(閻魔大王)’이란 무시무시한 칭호를 얻는다. 이후에 염마왕은 중국의 민속신앙의 영향을 받으며 점점 더 복잡 기괴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 나라에 전래되어 우리 나름의 변용을 또 겪게 되어 오늘에 이른다.
인도의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인도사상 및 불교의 지옥 관념도 중국 문화에 의해 변형된다. 중국적인 형태의 지옥 관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시왕신왕 (十王信仰)이다.
시왕신앙은 중국의 도교적 민간신앙과 불교의 중유(中有·中陰:죽은 후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시간) 사상이 뒤섞여 생긴 신앙 형태인데, 한국인의 지옥 관념에도 이러한 시왕신앙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인 ≪시왕경 十王經≫, 그리고 시왕경을 그림으로 나타낸 변상도(變相圖)는,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생각했던 저승세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시왕경에 의하면, 죽은 자가 새로 태어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7일 곧 49일이다.
이 동안에 일주일에 한 왕씩 만나게 되어 일곱 왕에게 생전에 행한 업에 대해서 일일이 조사를 받게 된다. 변상도(變相圖)에 묘사된 정경을 살펴보자. 첫 주에는 저승의 다리를 건너 진광대왕(秦廣大王)을 만나게 된다. 둘째 주에는 저승의 강을 건너 초강대왕(初江大王) 앞에 끌려가 결박된 채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셋째 주에는 멀고 험한 저승의 행로가 나오며 송제대왕(宋帝大王)을 만나게 된다. 넷째 주에는 죽은 자가 칼을 쓰고서 오관대왕(五官大王) 앞에 끌려와 생전에 지은 죄업의 경중을 저울질하는 장면이 나온다. 다섯째 주에는 죽은 자가 염마대왕(閻魔大王) 앞에 끌려와 업경대(業鏡臺)에 생전의 일을 비추어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섯째 주에는 죽은 자가 변성대왕(變成大王) 앞에 끌려와 문책당하는 장면이 나오고, 일곱째 주에는 태산대왕(太山大王) 앞에서 죽은 자의 중음신(中陰身)이 과보에 따라 다시 생을 받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한편 지옥 변상도의 여덟째 그림은 죽은 자가 100일을 지나 평등대왕(平等大王) 앞에서 형벌을 받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홉 번째 그림은 죽은 자가 1년이 지나서 도시대왕(都市大王) 앞에서 고통 당하는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열번째 그림에서는 죽은 자가 3년이 지나서 마지막 열번째 대왕인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앞에 칼을 쓴 채 등장하고, 그 옆에는 육도환생(六道還生)의 모습이 묘사되어 지옥의 과보를 받은 이후에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나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시왕신앙은 지옥의 고통을 미리 알게함으로써 생전에 선행을 하도록 인도한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의미를 지닌다.
중국 불교에서, 시왕경에 등장하는 열 명의 대왕을 차례대로 부동명왕 ·석가 ·문수보살·보현보살·지장보살·미륵보살·약사여래(藥師如來)·관세음보살·세지보살(勢至菩薩)·아미타여래의 화현(化現)으로 간주하는 점을 보면, 지옥에 대한 구체적 묘사는 중생구제를 위한 교훈의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속에 나타난 지옥은 천상, 지상, 지하 3계 중 사령(死靈)과 그 사령을 지배하는 명부신들이 산다고 보는 지하계에 있다. 이와 반대되는 낙원은 우주 3계 중에 어느 곳이라고 확실하게 지적되지 않은 채 그저 극락이나 저승으로 생각한다.
생전의 공과(功過)에 따라서 지옥과 낙원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인간의 정령(넋·혼백·혼·영)은 육신이 죽은 뒤에도 새로운 사람으로 또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거나 내세인 저승(本)으로 돌아가서 영생한다고 믿는 불멸의 존재이다.
무속에서는 불교 시왕신앙의 영향을 받아, 죽은 후 영혼이 시왕을 차례로 거치며 생전의 선악심판을 받게 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의 영혼은 지옥으로 보내져 영원히 온갖 형벌을 받는다고 믿는다. 원래의 무속에서는 저승이란 이승의 관계를 일체 끊고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믿는 이상향·본원(本原)이다.
그래서 원형태는 순환적인 내세관, 즉 죽으면 다시 근원지인 저승으로 돌아간다고 본 것으로, 지옥이란 개념이 명확하게 존재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무속의 바리공주 설화도 인도 신화에 나오는 염마(Yama)처럼 죽어서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공통점을 갖기도 한다.
무속과 불교의 지옥이 다수의 공통점을 갖기도 하지만, 불교가 자력적인 구조를 원칙으로 한다면, 무속에서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존재를 초인간적인 힘(굿)을 빌어 편안하게 가도록 천도해 주거나 그를 통해 현실에 있는 사람에게도 그 복이 미치길 기원한다는 타력적인 구조가 먼저 상정되는 점이다.
참고문헌
『아함경』
『구사론』
『숫다니파아타』
『금오신화(金鰲神話)』
『아비달마의 철학』
『인도철학사』(길희성, 민음사, 2001)
『한국문학통사』(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한국민간신앙연구』(김태곤, 집문당 1983)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정병삼, 풀빛, 2000)
「지옥도」(대원사)
『조선조 불화의 연구』(2)(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印度佛敎思想辭典』(高崎直道·早島鏡正)
「신화와 전등신화의 비교연-환경성과 시간구조에 관하여」(김수성, 성균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4)
「고대소설에 나타난 지옥관에 관한 고찰」(김석이, 건국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88)
「불교의 지옥 고찰」(노현석, 동국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85)
「지옥도의 도상해석학적 접근」(장미진,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3)
지옥 [地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지옥 [地獄]과 시왕[十王]에 대한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지옥이란 전생의 행위와 그 과보의 인과관계를 상정한다는 점에서, 지옥 관념은 윤회(輪廻)나 업(業)을 강조하는 불교 및 인도사상과 깊은 연관 을 맺고 있다.
‘지옥’은 범어(梵語) 나라카(naraka)의 중국어 번역어 가운데 하나 이다.
범어 ‘나라카’는 나락가(捺落迦, 那落迦)로 소리대로 번역되기도 하고, 또는 불락(不樂), 가염(可厭), 고구(苦具) 등, 뜻에 따라 번역되기도 한다.
갑작스런 충격으로 절망에 빠질 때 흔히 ‘나락으로 떨어진 것 같다.’고 표현하는데 이 때 ‘나락’은 범어 나라카를 소리대로 옮긴 말로 의미상 ‘지옥’과 같다.
지옥의 주재자로 알려진 ‘염라대왕’도 그 연원을 파고들어 가면 불교 및 인도사상과 만나게 된다. 원래 ‘염라대왕’은 범어 야마(yama)에서 유래한 말이다.
힌두교의 성전 베다(Veda)의 신 관념에서 야마는 이 세상에 태어난 인간 가운데 제일 먼저 죽은 자로 그 덕택에 천국을 맨 처음 발견해서 그곳의 왕이 된다.
중앙아시아를 경유해서 불교가 중국에 전래될 때 중앙아시아 지역에는 서아시아 지역에서 흘러들어 온 지옥의 관념이 성했다. 이 때문에 베다의 야마 관념에 지옥 의 관념이 겹쳐지면서 야마는 지옥의 왕이 되고, 중국에 들어 와서는 도교의 영향으로 죽은 자들의 심판관 노릇을 겸하게 된다.
이 단계에서 야마는 ‘염마왕(閻魔王)’·‘염마대왕(閻魔大王)’이란 무시무시한 칭호를 얻는다. 이후에 염마왕은 중국의 민속신앙의 영향을 받으며 점점 더 복잡 기괴한 모습으로 변모하게 되고, 그것이 우리 나라에 전래되어 우리 나름의 변용을 또 겪게 되어 오늘에 이른다.
인도의 불교가 중국으로 전래되면서 인도사상 및 불교의 지옥 관념도 중국 문화에 의해 변형된다. 중국적인 형태의 지옥 관념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시왕신왕 (十王信仰)이다.
시왕신앙은 중국의 도교적 민간신앙과 불교의 중유(中有·中陰:죽은 후 다시 태어나기까지의 시간) 사상이 뒤섞여 생긴 신앙 형태인데, 한국인의 지옥 관념에도 이러한 시왕신앙이 많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만들어진 위경(僞經)인 ≪시왕경 十王經≫, 그리고 시왕경을 그림으로 나타낸 변상도(變相圖)는, 중국인이나 한국인이 생각했던 저승세계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다. 시왕경에 의하면, 죽은 자가 새로 태어나기까지 걸리는 기간은 7·7일 곧 49일이다.
이 동안에 일주일에 한 왕씩 만나게 되어 일곱 왕에게 생전에 행한 업에 대해서 일일이 조사를 받게 된다. 변상도(變相圖)에 묘사된 정경을 살펴보자. 첫 주에는 저승의 다리를 건너 진광대왕(秦廣大王)을 만나게 된다. 둘째 주에는 저승의 강을 건너 초강대왕(初江大王) 앞에 끌려가 결박된 채 괴로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셋째 주에는 멀고 험한 저승의 행로가 나오며 송제대왕(宋帝大王)을 만나게 된다. 넷째 주에는 죽은 자가 칼을 쓰고서 오관대왕(五官大王) 앞에 끌려와 생전에 지은 죄업의 경중을 저울질하는 장면이 나온다. 다섯째 주에는 죽은 자가 염마대왕(閻魔大王) 앞에 끌려와 업경대(業鏡臺)에 생전의 일을 비추어 보는 장면이 나온다.
여섯째 주에는 죽은 자가 변성대왕(變成大王) 앞에 끌려와 문책당하는 장면이 나오고, 일곱째 주에는 태산대왕(太山大王) 앞에서 죽은 자의 중음신(中陰身)이 과보에 따라 다시 생을 받게 되는 장면이 나온다.
한편 지옥 변상도의 여덟째 그림은 죽은 자가 100일을 지나 평등대왕(平等大王) 앞에서 형벌을 받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아홉 번째 그림은 죽은 자가 1년이 지나서 도시대왕(都市大王) 앞에서 고통 당하는 모습을 그린다.
마지막 열번째 그림에서는 죽은 자가 3년이 지나서 마지막 열번째 대왕인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앞에 칼을 쓴 채 등장하고, 그 옆에는 육도환생(六道還生)의 모습이 묘사되어 지옥의 과보를 받은 이후에 또 다른 세계에 태어나는 정경을 그리고 있다. 시왕신앙은 지옥의 고통을 미리 알게함으로써 생전에 선행을 하도록 인도한다는,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의미를 지닌다.
중국 불교에서, 시왕경에 등장하는 열 명의 대왕을 차례대로 부동명왕 ·석가 ·문수보살·보현보살·지장보살·미륵보살·약사여래(藥師如來)·관세음보살·세지보살(勢至菩薩)·아미타여래의 화현(化現)으로 간주하는 점을 보면, 지옥에 대한 구체적 묘사는 중생구제를 위한 교훈의 의미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무속에 나타난 지옥은 천상, 지상, 지하 3계 중 사령(死靈)과 그 사령을 지배하는 명부신들이 산다고 보는 지하계에 있다. 이와 반대되는 낙원은 우주 3계 중에 어느 곳이라고 확실하게 지적되지 않은 채 그저 극락이나 저승으로 생각한다.
생전의 공과(功過)에 따라서 지옥과 낙원으로 구분되는 것이다. 인간의 정령(넋·혼백·혼·영)은 육신이 죽은 뒤에도 새로운 사람으로 또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나거나 내세인 저승(本)으로 돌아가서 영생한다고 믿는 불멸의 존재이다.
무속에서는 불교 시왕신앙의 영향을 받아, 죽은 후 영혼이 시왕을 차례로 거치며 생전의 선악심판을 받게 되고, 악한 일을 한 사람의 영혼은 지옥으로 보내져 영원히 온갖 형벌을 받는다고 믿는다. 원래의 무속에서는 저승이란 이승의 관계를 일체 끊고 새로운 생활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믿는 이상향·본원(本原)이다.
그래서 원형태는 순환적인 내세관, 즉 죽으면 다시 근원지인 저승으로 돌아간다고 본 것으로, 지옥이란 개념이 명확하게 존재했다고 말하기 어렵다. 무속의 바리공주 설화도 인도 신화에 나오는 염마(Yama)처럼 죽어서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신이 되었다는 흥미로운 공통점을 갖기도 한다.
무속과 불교의 지옥이 다수의 공통점을 갖기도 하지만, 불교가 자력적인 구조를 원칙으로 한다면, 무속에서는 저승으로 가지 못하는 존재를 초인간적인 힘(굿)을 빌어 편안하게 가도록 천도해 주거나 그를 통해 현실에 있는 사람에게도 그 복이 미치길 기원한다는 타력적인 구조가 먼저 상정되는 점이다.
참고문헌
『아함경』
『구사론』
『숫다니파아타』
『금오신화(金鰲神話)』
『아비달마의 철학』
『인도철학사』(길희성, 민음사, 2001)
『한국문학통사』(조동일, 지식산업사, 1994)
『한국민간신앙연구』(김태곤, 집문당 1983)
『그림으로 보는 불교이야기』(정병삼, 풀빛, 2000)
「지옥도」(대원사)
『조선조 불화의 연구』(2)(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3)
『印度佛敎思想辭典』(高崎直道·早島鏡正)
「신화와 전등신화의 비교연-환경성과 시간구조에 관하여」(김수성, 성균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4)
「고대소설에 나타난 지옥관에 관한 고찰」(김석이, 건국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88)
「불교의 지옥 고찰」(노현석, 동국대학교석사학위논문, 1985)
「지옥도의 도상해석학적 접근」(장미진, 홍익대학교박사학위논문, 1993)
지옥 [地獄]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